[현장 카메라]안전은 알아서?…‘무허가’ 한강 레포츠

2020-07-22 9



다음은 현장 카메라 코너입니다.

여름철 한강에서 시원하게 수상 레포츠 즐기는 분들 많으신데요.

강변에 있는 업체에 돈을 내고 카약이나 윈드서핑을 타면 불법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무허가 영업이라 자칫 사고라도 나면 책임 묻기도 어려운데,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 하는건지 서울시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김철웅 기자의 현장카메라, 시작합니다.

[리포트]
[김철웅 기자]
"저는 지금 한강에서 수상레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많은 시민들이 카약이나 윈드서핑을 즐기고 있는데요.문제는 상당수 업체들이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장이 어떤지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한강에서 노를 젓고 서핑을 하는 사람들.

한결같이 돈을 내고 탔다고 말합니다.

[현장음]
"강습까지 받으면 4만 원이요. 인터넷에서 보고 온 거예요."

[현장음]
"저 카약 했는데 3만 원. 원래 패들보드 타려고 했는데."
(매진이었어요?) 네."

뚝섬한강공원 한쪽에 늘어선 컨테이너 건물들.

영리행위를 하지 않는 동호회로 등록해놓고, 실상은 장비 대여와 강습으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이런 업체만 57곳입니다.

[업체 관계자]
"오셔서 결제하면 되는데. 대놓고 어디에 (상품을) 팔거나 그러진 않아요."

카약은 2시간에 3만 원, 윈드서핑은 4시간 8만 원까지 받습니다.

현금은 물론 카드 결제도 됩니다.

[김철웅 기자]
"돈을 받고 장비를 대여하고 강습하는 건 불법이라 이렇게 홍보 문구엔 비용을 적어놓지 않았습니다."

[업체 이용객]
(돈 주고 대여해주는 게 불법인 거 아셨어요?)
"아니오."

개인 장비를 들고 서핑장을 찾은 사람들은 탈 장소를 살펴가며 눈치를 봅니다.

[개인 장비 사용자]
"업체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해서 장사를 하고 있고, 혼자 와서 타기 부담스럽더라고요. 시민을 위한 공간인데 일부 클럽 위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해가 져도 영업은 계속됩니다.

밤에는 안전 문제로 수상레저가 금지돼 있지만 어두컴컴한 강 위에선 여전히 배를 타고 있습니다.

무허가 영업이다 보니, 안전사고가 나도 책임을 물을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매년 여름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문제이지만,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실태를 “몰랐다”고 했습니다.

[한강사업본부]
"영리행위를 안 하는 조건에서 (허가)하는 거예요. 돈 주고받고 하는 건 사실 생각 못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깜짝 놀랐다. 뻔히 걸릴 건데,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느냐."

업체들은 불법인 걸 알면서도 여름 한 철 장사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합니다.

[업체 관계자]
"세상에 불법이 어디 얼마나 많은데. 겨우 이거 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단속에 걸려도 벌금 1, 2백만 원만 물면 됩니다.

[업체 관계자]
"작년에 벌금을 물었어요. 저도 강사비 주고, 먹고 살아야 되잖아요. 인터넷으로 홍보를 했던 거고."

올해 단속에 적발된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한강사업본부]
"인력이 나갈만한 여력은 조금 없었어요. 저희가 할 말 없어요. 단속 해야 되겠네."

[김철웅 기자]
"서울시가 인력 부족을 이유로 단속에 손을 놓은 사이 불법 영업은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철웅입니다."

woong@donga.com

PD : 김남준 김종윤
헬리캠 : 이락균
그래픽 :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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